독립영화의 미덕 십분 살린 '프랑스 영화처럼'...

KSTARS 기사입력 2016.01.08 02:51 PM
[사진]영화 '프랑스 영화처럼' 스틸컷
[사진]영화 '프랑스 영화처럼' 스틸컷

'프랑스 영화처럼'은 네 편의 단편을 엮은 한국 옴니버스 독립영화다.

첫 번째 에피소드 '타임 투 리브'(A Time to Leave)는 죽음을 앞둔 엄마와 네 딸에 관한 이야기이다.

암 말기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엄마(이영란)는 좀처럼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네 딸을 불러 모아 고통스러운 죽음 대신 스스로 편안한 죽음을 택하겠다고 선언한다.

이어 딸들에게 재산을 나눠주는 조건으로 경치 좋은 팬션에서 삼일만 함께 있자고 제안한다.

네 딸은 엄마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반대하지만, 죽음 앞에 초연한 모습에 그 결정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게 마지막 삼일 간의 시간이 시작된다.

오랜 시간 남편의 병시중을 한 자신의 경험을 딸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은 엄마는 네 딸과 함께하는 행복한 순간을 인생의 종착역 삼아 눈을 감는다.

두 번째 에피소드 '맥주 파는 아가씨'(A Lady at the Bar)는 고된 삶을 사는 술집 점원(김다솜)과 그를 좋아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

어둡고 비좁은 가게는 연극 무대처럼 관객의 시선을 등장인물의 표정과 대사에 집중케 한다.

술에 취한 젊은 시인(정준원)의 가볍고 허세 가득한 구애와 지체장애를 가진 남자의 집착에 점원은 시종일관 날카로운 반응을 보인다. 남성들의 무책임하고 황당한 구애 방식이 상대방에게 상처와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세 번째 에피소드 '리메이닝 타임'(A Remaining Time)은 용한 점쟁이로부터 앞으로 100일을 더 만나면 남녀 모두 죽게 된다는 예언을 들은 연인의 이야기다.

서로 사랑하는 남녀는 남은 100일의 시간을 불태우다 죽을 것인지, 천천히 아껴 만나며 오래도록 사랑할 것인지 딜레마에 빠진다.

실제로 어렸을 적부터 친구 사이인 스티븐 연과 소이가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주고받는 대사와 100일의 시간을 마일리지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설정이 발랄하다.

네 번째 에피소드는 이번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프랑스 영화처럼'(Like a French Film).

기홍(김다솜)을 사랑하는 수민(신민철)은 그녀의 '어장'에 갇힌 호구에서 탈출하고 싶지만, 기홍을 사랑하기 시작한 순간을 잊지 못한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신경질적인 술집 점원을 연기했던 다솜은 네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통통 튀는 캐릭터로 분해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프랑스 영화처럼'은 독립영화의 재치와 실험정신, 주제의식을 모두 갖춘 작품이다.

각기 다른 네 편의 에피소드는 시작과 이별, 설렘과 그리움의 감정을 밀도 있게 담아내며 잊을 수 없는 순간들로 탄생했다.

저마다 생각하고 상상했던 삶이 실제로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이 에피소드 간에 관통하는 메시지다.

영화는 등장인물들이 이런 점을 자각하는 순간을 포착했다. 관객은 서로 다른 네 가지 상황과 순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생각에 잠기게 된다.

독립영화 특유의 실험 정신도 살아 있다.

걸그룹 씨스타의 다솜, 포미닛의 전지윤처럼 무대와는 전혀 다른 영역을 접하는 아이돌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소이도 걸그룹 출신이다.

이번 영화를 연출한 신연식 감독은 "아이돌을 선호한다기보다는 이들이 배우로서 절실함이 느껴져서 함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하게 이 영화를 관람하다 보면 이런 메시지와 주제의식이 선뜻 잡히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신 감독은 영화 끝에 기막힌 안전장치를 하나 심어 놓았다. 바로 네 번째 에피소드 남자 주인공 수민의 내레이션을 통해서다.

수민은 과거 기홍이와 함께 본 프랑스 영화가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는 건지,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건지, 서로 사랑을 하긴 하는 건지 도대체 알 수 없었다"며 영화에 자신의 상황을 빗댄다. 이어 "기홍이는 그것을 보며 슬프다고 펑펑 울어댔다"고 덧붙인다.

이런 연출 방식은 이 영화가 주제의식과 메시지가 다소 난해하게 다가갈 수 있지만, 그 속에 분명한 의미가 있다는 단서와 여지를 남긴다.

'페어러브'(2009), '러시안 소설'(2012), '배우는 배우다'(2013), '조류인간'(2014) 등을 연출한 신 감독의 재기 발랄함이 돋보인다.

1월 1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1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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