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다큐멘터리 '트윈스터즈' 스틸컷
[사진]다큐멘터리 '트윈스터즈' 스틸컷


[사진]다큐멘터리 '트윈스터즈' 포스터
[사진]다큐멘터리 '트윈스터즈' 포스터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사는 서맨사 푸터먼(28)은 어느 날 낯선 사람으로부터 페이스북 친구 신청을 받는다.

프랑스에 사는 아나이스 보르디에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자신과 똑 닮은 동갑내기 푸터먼을 발견하고서 인터넷을 수소문해 메시지를 보냈다.

호기심에 친구 신청을 받아들인 푸터먼은 자신과 신기할 정도로 똑같이 생긴 보르디에의 프로필 사진에 깜짝 놀란다.

생년월일에 출생국가까지 똑같은 두 사람은 25년 동안 서로 존재조차 모른 채 살아온 쌍둥이 자매였던 것이다.

영화 '트윈스터즈'(Twinsters)는 부산에서 쌍둥이로 태어나 생후 3개월 만에 미국과 프랑스에 각각 입양됐다가 25년 만에 극적으로 재회한 자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둘은 서로 존재를 모르고 살다가 2013년 페이스북을 통해 극적으로 상봉한다.

미국 국적의 푸터먼은 할리우드에서 영화배우로, 프랑스 국적의 보르디에는 패션디자이너다.

영화 '게이샤의 추억' 등에 출연한 푸터먼이 자신을 빼닮은 데 놀란 보르디에는 푸터먼이 자신과 같은 1987년 11월 19일에 태어났고, 입양아라는 점을 확인하고 페이스북으로 연락했다.

푸터먼이 영화배우가 아니었다면, 혹은 당시 SNS(사회관계망서비스)가 없었다면 이 기적 같은 상봉은 일어나기 어려웠을 것이다.

서로 존재를 확인한 이들은 이후 화상통화로 연락하면서 혈육의 정을 나눴고, 런던과 뉴욕을 오가며 운명 같은 상봉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촬영을 진행했다.

다큐멘터리는 이들 자매가 상봉한 이후 2년간 변화된 일상을 89분간 담담히 담아냈다.

전체적인 연출 방향이 SNS가 찾아준 혈육이야기인 점을 강조하듯 SNS가 풍기는 유쾌함과 발랄함이 두드러진다.

영화는 문자메시지를 경쾌하고 빠른 말풍선 형태로 구성해 이야기 전개와 장면 전환에 활용했다.

'트윈스터즈'를 공동 연출한 라이언 미야모토 감독은 24일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열린 시사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수천 개가 넘는 문자메시지를 편집해 경쾌하고 빠른 화면 전환을 꾀했다"고 설명했다.

자매의 기구한 운명과 극적인 상봉에서 떠올릴 수 있는 신파는 예상보다 약한 편이다.

눈물샘을 자극하기보다는 20대 자매가 상대방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애틋함, 이 시대 가족의 개념이 과연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푸터먼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관객들이 이 영화를 통해 우리 자매처럼 사랑, 유대, 소통을 모두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인생에서 받아들이기로 한 사람은 모두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푸터먼과 보르디에 자매 이야기는 2013년 창립 10주년을 맞은 페이스북이 선정한 10대 이야기에 선정됐다. 다큐멘터리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 공식 초청작이다.

3월 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89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