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브라질, 인도 등 세계 각국 제작사들이 서울을 작품의 주 배경으로 삼으며 글로벌 OTT 시장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단순한 촬영지 제공을 넘어 한국의 일상과 문화를 서사의 핵심으로 배치하는 전략이 주류로 부상했다. 서울은 과거 최첨단 IT 기술이나 분단의 현장이라는 단편적 이미지를 탈피하여 전 세계 시청자가 동경하는 낭만적이고 역동적인 도시로 재정의되는 추세다.
전 세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서울을 무대로 한 해외 제작 콘텐츠들이 연이어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넷플릭스 공식 순위 사이트 투둠(Tudum)에 따르면, 미국 하이틴 로맨스 시리즈인 '엑스오, 키티' 시즌3는 지난 2026년 4월 2일 공개된 이후 글로벌 영어권 TV 쇼 부문 1위를 기록했다. 해당 작품은 미국 고등학생들이 졸업을 앞두고 서울의 놀이공원을 방문해 교복을 입고 한국의 학생 문화를 체험하는 과정을 핵심 서사로 다루었다. 이는 한국의 특정 장소가 단순한 배경을 넘어 캐릭터의 성장과 감정 교류를 이끄는 능동적인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글로벌 OTT 플랫폼 내 서울 중심 서사의 확산 현황
이러한 현상은 영미권을 넘어 남미와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넷플릭스 브라질이 제작한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내 한국인 남자친구'는 공개 당시 비영어권 쇼 부문 글로벌 10위에 진입하며 남미 시장에서의 K-컬처 파급력을 입증했다. 출연자들이 남산타워에서 사랑의 자물쇠를 걸거나 북촌한옥마을에서 한복을 착용하는 장면은 현지 시청자들에게 서울에서의 연애를 하나의 로망으로 각인시켰다. 또한 2026년 3월 공개된 인도 영화 '다시, 서울에서'는 비영어권 영화 부문 글로벌 1위에 오르며 인도 시장 내 한국 문화에 대한 높은 갈증을 반영했다. 이 영화는 화려한 랜드마크뿐만 아니라 서울 특유의 활기 넘치는 골목길과 일상적인 풍경을 따듯한 시선으로 담아내며 호평을 받았다.
▲ 도시 브랜드 이미지 변화에 따른 글로벌 제작사 유입 배경
전문가들은 할리우드와 제3국 제작사들이 서울을 배경으로 선택하는 이유를 글로벌 OTT의 '글로컬(Glocal)' 전략과 결합된 결과로 분석한다. 전 세계적으로 검증된 한국의 미학적 감수성과 팬덤을 자국 콘텐츠에 이식함으로써 흥행 가능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것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서울이 아시아의 다른 대도시들과 차별화되는 트렌디한 이미지를 선점했다고 평가했다. 오랫동안 미디어에 노출되어 온 도쿄나 상하이에 비해 서울은 전통적인 동양의 미와 서구적인 세련미가 융합된 신선한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서울이 이제 뉴욕과 같은 국제적인 매력을 지닌 '스타 도시'의 위상을 갖추게 되었으며, 과거 전쟁과 분단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로맨틱하고 활기찬 공간으로 변모했다고 진단했다.
▲ 대면 체험으로 이어지는 라이프스타일 한류의 경제적 파급력
디지털 콘텐츠를 통한 서울의 매력 전파는 실제 방문과 소비로 이어지는 '대면 체험' 열풍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 2026년 3월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방탄소년단의 컴백 공연은 이러한 열기에 화력을 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모바일을 통해 한국의 의상, 음식, 공간을 접한 글로벌 소비자들이 실제 현장을 찾아가 동일한 경험을 공유하려는 욕구가 강력해진 것이다. 김헌식 평론가는 라이프스타일 한류가 강력한 소구력을 갖게 됨에 따라 서울의 옷과 음식 등 일상적인 요소들이 모두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자산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서울이 지속 가능한 도시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입체적인 매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