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축구의 심장부에서 120년의 침묵을 깨는 환희의 포효가 터져 나왔다. 전통의 명가 RC 랑스가 끈질긴 집념 끝에 마침내 쿠프 드 프랑스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구단 역사의 찬란한 새 페이지를 장식했다. 리그 우승 경쟁의 아쉬움을 단숨에 날려버린 이들의 드라마틱한 우승 현장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베테랑의 품격' 플로리앙 토뱅, 랑스의 전설이 되다 | 1골 1도움의 미친 활약
RC 랑스가 마침내 프랑스 축구의 정점에 섰다. 프랑스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5-2026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 결승전에서 랑스는 OGC 니스를 3-1로 완파하며 꿈에 그리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1906년 창단 이후 무려 120년 만에 이뤄낸 쾌거이자,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맛보는 프랑스컵 우승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남다르다.
승부의 주인공은 단연 '클래스'를 입증한 플로리앙 토뱅이었다. 그는 전반 25분, 마티외 우돌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이어받아 페널티 지역 안에서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니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를 올린 토뱅의 발끝은 멈추지 않았다. 전반 42분에는 정교한 코너킥으로 오드손 에두아르의 타점 높은 헤더 추가 골을 도우며 전반에만 두 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원맨쇼를 펼쳤다.
니스의 반격도 매서웠다. 전반 추가시간 지브릴 쿨리발리가 헤더로 만회 골을 터뜨리며 랑스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랑스에는 '특급 조커' 압달라 시마가 있었다. 후반 교체 투입된 시마는 후반 33분 승부의 쐐기를 박는 세 번째 골을 터뜨리며 니스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놓았다. 니스는 경기 내내 두 차례나 골대를 맞히는 지독한 불운 속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120년 만의 첫 프랑스컵 제패와 '존중'의 등번호 84
이번 우승은 랑스에게 단순한 트로피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1998-1999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무려 27년 만에 들어 올린 메이저 대회 타이틀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 시즌 리그1에서 한국의 이강인이 활약하는 파리 생제르맹(PSG)과 끝까지 우승 경쟁을 벌이다 아쉽게 2위에 머물렀던 랑스였기에, 이번 프랑스컵 우승은 팬들에게 그 무엇보다 달콤한 위로가 되었다.
현장의 열기를 더한 특별한 장면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경기를 관장한 심판진은 이례적으로 등번호 '84'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는 경기 관계자에 대한 존중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여론조사 응답자의 84%가 '심판 존중이 스포츠를 보호하는 길'이라고 답한 데서 착안한 숫자다. 치열한 승부 속에서도 스포츠 정신의 본질을 되새기게 한 세련된 기획이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창단 120주년을 우승이라는 최고의 선물로 장식한 RC 랑스는 이제 프랑스를 넘어 유럽 무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언더독의 반란을 넘어 새로운 강자로 우뚝 선 랑스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써 내려갈 또 다른 동화에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랑스의 낭만이 결국 통했다", "토뱅의 왼발은 여전히 예술이다" 등 뜨거운 축하 메시지가 쏟아지며 축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