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팬들은 응원하는 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 ‘OTT 플랫폼 유목민’이 되고 있다. 지상파를 떠난 인기 스포츠 중계권이 복수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분산되면서, 이용자들의 볼멘소리와 함께 '보편적 시청권' 논란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외 인기 스포츠 중계권이 OTT 플랫폼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축구, 야구 등 좋아하는 경기를 시청하기 위해 여러 OTT를 구독해야 하는 '복수 구독 시대'가 현실이 되자, 팬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으며 '국민적 관심 행사'의 보편적 시청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OTT 업계는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해 스포츠 콘텐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국가대표 축구 경기 중계권을 독점하며 축구 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티빙은 KBO리그 유·무선 온라인 중계권을 확보해 야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해외 상황도 다르지 않다. 넷플릭스는 미국프로풋볼(NFL),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중계권 확보에 뛰어들었으며,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이미 NFL 일부 중계권을 보유하고 있다. 스포츠 중계권이 OTT 시장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하지만 팬들은 혼란과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원하는 경기를 보기 위해 여러 OTT를 복수 구독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열정적인 스포츠 팬 이모씨(30대, 직장인)는 「축구는 쿠팡플레이, 야구는 티빙, 해외 스포츠인 스페인 라리가는 또 다른 플랫폼을 봐야 하니 사실상 구독료 폭탄과 다름없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이러한 현상은 'OTT 플랫폼 유목민'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스포츠 시청 환경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편적 시청권 논란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행 방송법은 월드컵,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국민적 관심 행사'의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지만, 이는 지상파 및 유료방송 중심의 제도 설계로 이루어져 OTT 시청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특히 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을 보유한 JTBC와 지상파 방송사 간의 재판매 협상 과정에서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지며, 스포츠 콘텐츠의 공공재적 성격과 접근성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OTT 업계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중계권 비용을 투자하는 만큼 독점 중계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한다. 반면, 일부 전문가는 스포츠 콘텐츠가 단순한 오락을 넘어 국민 통합과 애국심을 고취하는 공공재적 성격을 지닌다고 강조하며 모든 국민이 차별 없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논쟁 속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관련 제도 점검에 착수했으며, 국회에서는 OTT 사업자도 국민관심행사 중계방송권 협의체 및 재판매 권고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이 활발히 논의 중이다. 유럽 등 해외에서는 이미 보호 목록 제도 등을 통해 주요 스포츠 콘텐츠의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OTT 중심의 시청 환경이 이미 일상화된 2026년, 국회에서 논의 중인 방송법 개정안의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국민이 중요 스포츠 경기를 차별 없이 즐길 수 있는 '보편적 시청권'을 어디까지 확대하고 보장할 것인지가 향후 미디어 정책의 핵심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