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첫 방송 이후 2회 만에 전국 시청률 9.5%를 기록하며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디즈니 TV쇼 부문 글로벌 4위까지 오르는 등 국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드라마는 '평민에 서출'이라는 신분적 제약을 넘어서는 주체적인 여성 주인공의 적극적인 서사를 통해 기존 K-궁중 로맨스와 차별화된 지점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MBC 금토드마다 '21세기 대군부인'이 2회 만에 시청률 9.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이 작품은 공개 첫 주 디즈니 TV쇼 부문 글로벌 4위(4월 15일 기준)까지 오르는 등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 타임지 선정 '2026년 가장 기대되는 한국 드라마'로 꼽혔던 명성 그대로,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기대작다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 주체적 여성상으로 재해석된 K-궁중 로맨스
드라마는 2026년 현재 대한민국에 입헌군주제가 존재한다는 독특한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다. 이는 2006년 신드롬을 일으켰던 MBC 드라마 '궁'을 연상시키는 설정이지만, 20년의 세월을 거쳐 변화된 여주인공 캐릭터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과거 '궁'이 어른들의 약조로 인해 황태자비가 되는 수동적인 여성상을 그렸다면, '21세기 대군부인'은 여성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고 사랑을 쟁취하며 신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스토리를 전개한다. 이는 여성 중심 서사가 강화된 현재의 사회문화적 가치관을 정확히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재계 순위 1위인 '캐슬그룹'의 차녀이자 성공적인 뷰티 브랜드 대표인 주인공 성희주(아이유 분)는 '완벽녀'로서의 면모를 갖췄음에도 '평민 출신 사생아'라는 꼬리표에 시달린다. 그는 적자임에도 아들이라는 이유로 모든 기득권을 누리며 명망 있는 양반가에 장가들어 탄탄대로를 걷는 이복 오빠와 자신을 비교하며 부당함을 느낀다. 이러한 신분의 한계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성희주는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왕실 차남 이안대군(변우석)과의 결혼을 결심한다. 대군으로부터 여러 차례 알현 신청을 거절당하지만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심정으로 마침내 대군과 대면하고, 자신의 재력과 능력을 앞세워 "저 돈 많아요. 학벌도 좋고, 능력은 더 좋아요."라는 거침없는 청혼 멘트를 던지는 성희주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한다. 2회에서는 "연애결혼이 오랜 꿈"이라며 청혼을 거절하는 이안대군을 상대로 영화관, 승마장, 심지어 달리는 도로 위까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직진 플러팅'을 감행하며 주체적인 면모를 한층 선명하게 드러낸다.
▲ 전통문화 요소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이 드라마의 흥행 동력 중 하나는 화제의 주연 배우인 아이유와 변우석의 조합, 그리고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K-로맨틱 코미디 장르라는 점이다. 여기에 글로벌 시청자들을 겨냥한 한국 전통문화 요소가 '보는 즐거움'을 더하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경복궁, 백제문화단지 사비궁, 경남 함안의 무진정 등 한국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촬영지와 한복, 낙화놀이 등 전통적 요소를 살린 아름다운 미장센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해외 팬들에게는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에서 느껴졌던 한국적 전통과 현대적 세련미의 결합이 이 드라마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평이다.
문화평론가 김헌식은 "요즘 콘텐츠 시장은 글로벌 OTT를 통해 드라마를 보는 전 세계 시청자를 배제할 수 없다"며 "기존 사극이 조선시대 전통 복식에 국한되었다면, 이 작품은 서양식 복장과 한복이 공존하는 근현대적인 느낌을 주며 OTT 시장에서 강력한 소구력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왕족과 평민의 사랑 이야기, 권력을 향한 암투 등 드라마의 주요 설정이 일부 국내 팬들에게는 다소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궁'을 비롯해 '마이 프린세스'(2011), '더킹 투하츠'(2012), '황후의 품격'(2018), '더 킹: 영원의 군주'(2020) 등 입헌군주제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꾸준히 제작되어 왔다.
▲ 시청률과 화제성을 넘어선 드라마의 과제
이러한 기시감에도 불구하고, '21세기 대군부인'은 '궁'과는 차별화되는 2026년의 주체적인 현대 여성상을 작품에 반영하며 새로운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드라마평론가 공희정은 "'궁'을 비롯한 현대적 감성의 궁중 로맨스 드라마들과 기시감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서사를 더한다면 새롭게 다가갈 것 같다"고 말했다. 왕족이라는 굴레 속에서 소리 내지도, 왕보다 빛나지도 못했던 삶을 살아온 이안대군이 "고작 이름뿐인 신분이 없어 놓친 기회가 수십"이라며 차별에 맞서겠다는 성희주와 함께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기로 결심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대군부인이 될 채비를 하라. 상대는 이 나라 전체가 될 것이다."라는 그의 대사는 앞으로 펼쳐질 드라마의 서사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킨다.
다만, 이어지는 회차에서 서사의 변주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온다. 국내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소재를 글로벌 시청자들이 신선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더욱 깊이 있는 캐릭터 서사와 예측 불가능한 전개를 통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여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