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BTS와 블랙핑크 등 최정상 K팝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주요 글로벌 차트 공략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이 강화되면서, 국내 플랫폼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K팝 시장에서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영향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등 최정상급 아티스트들이 신규 앨범 컴백을 앞두고 스포티파이와 협력하며 대규모 홍보 행사를 진행, K팝 팬덤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3월 말, 5집 '아리랑'의 미국 첫 무대인 '스포티파이 X BTS : 스윔사이드' 행사를 뉴욕 맨해튼에서 개최했다. 이 행사는 1천여 명의 '찐팬' 앞에서 타이틀곡 '스윔'을 포함한 신곡 무대를 선보이는 자리로, 약 4년 만에 미국 현지에서 이루어진 완전체 컴백 무대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 글로벌 팬덤 공략의 최전선, 스포티파이
블랙핑크 역시 지난 2월 새 미니앨범 '데드라인' 발매와 함께 스포티파이와 협력하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대규모 청음회 및 협업 행사를 진행했다. 한국 전통문화의 상징인 국립중앙박물관이 블랙핑크를 상징하는 핑크빛으로 꾸며졌으며, 박물관 내 유물 8종에 마련된 QR코드를 통해 스포티파이에서만 들을 수 있는 멤버들의 도슨트(음성 해설)를 제공하는 등 K팝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했다. 이러한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컴백 전략은 미국 빌보드 등 주요 해외 음악 차트에서의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특히 미국 빌보드의 주요 싱글 차트인 '핫 100' 집계 방식 변화는 스트리밍 플랫폼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과거 대폭 축소된 주간 유효 다운로드 횟수 반영과 올해부터 K팝 가수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유튜브 데이터의 차트 집계 제외는, K팝 아티스트들이 빌보드 차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스포티파이와 같은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에서의 성과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실제로 K팝 팬덤과 가요 기획사들은 국내 음원 차트뿐만 아니라 스포티파이의 '데일리 톱 송 글로벌'(글포티) 및 '데일리 톱 송 미국'(미포티) 차트를 주요 지표로 삼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빌보드 차트 집계 시 스포티파이의 비중이 상당하며, 유튜브 데이터 제외 이후 스포티파이가 K팝의 주요 득점 루트로 떠올랐다고 분석한다. 또한, 미국 및 유럽 시장이 실물 음반보다는 스트리밍 위주의 소비 패턴을 보이며,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은 라디오 방송 점수(에어 플레이) 대신 스트리밍이 K팝의 빌보드 차트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는 스포티파이에 K팝 콘텐츠를 소개하는 비디오 팟캐스트를 개설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으며, 에스파, 스트레이 키즈, 실리카겔 등 다수의 아티스트 역시 스포티파이와 협력하여 팝업 스토어 및 공연 등 오프라인 이벤트를 개최하며 팬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 K팝의 전략적 선택: 해외 플랫폼으로 눈 돌리는 이유
스포티파이 코리아 뮤직부문 총괄은 "오늘날의 K팝은 글로벌 대중문화를 선도하며 전 세계 팬들과 연결되는 장르"라며 "아티스트는 컴백과 동시에 글로벌 팬들에게 즉각 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스포티파이는 180개 이상의 시장에서 서비스되어 음악이 공개되는 순간 전 세계 팬들과 만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스포티파이는 단순한 음악 감상 플랫폼을 넘어 팬과 아티스트를 가깝게 연결하는 데 집중하며, 앱 내 참여형 경험 및 콘텐츠, 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아티스트의 컴백 활동을 글로벌 모멘텀으로 발전시키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외 음원 플랫폼의 영향력이 증대되면서 매년 점유율 하락을 겪고 있는 국내 플랫폼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공정한 음악산업 유통환경 조성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한국이 MP3 시대에 선도적으로 플랫폼을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시킬 제도적 지원이나 장기적인 전략 부재로 인해 정작 현재는 해외 플랫폼에 의존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 전문가는 "한국 음악은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지만, 한국에서 만든 플랫폼은 해외에서 존재감이 없거나 사용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국내 플랫폼들이 국내 시장에만 국한되어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취약점"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