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투어 JM 이글 LA 챔피언십에서 한국의 김세영과 임진희가 연장전 끝에 아쉬운 공동 준우승을 기록했다. 최종 라운드 내내 선두권을 유지하며 우승컵을 노렸으나 호주의 해나 그린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시즌 첫 승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특히 김세영은 경기 중반 환상적인 샷 이글을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통산 14승 달성에 실패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엘카바예로 컨트리클럽(파72·6,679야드)에서 개최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JM 이글 LA 챔피언십이 마지막 날까지 예측 불허의 승부를 연출했다. 총상금 475만 달러가 걸린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대거 상위권에 포진하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렸던 김세영은 마지막 4라운드에서도 경기 중반까지 5타 차 리드를 유지하며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 샷 이글로 승기 잡은 김세영과 해나 그린의 매서운 추격전
김세영의 기세는 후반 초입까지 완벽했다. 파5로 세팅된 11번 홀에서 김세영은 마법 같은 샷 이글을 터뜨리며 갤러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이 이글로 김세영은 당시 공동 5위였던 호주의 해나 그린을 무려 5타 차이로 따돌리며 독주 체제를 굳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골프의 불확실성은 경기 종반에 극명하게 드러났다. 해나 그린은 11번 홀 이후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버디 행진을 이어갔고, 반면 김세영은 샷 난조와 함께 벙커 세이브에 실패하는 등 타수를 잃으며 추격을 허용했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 들어섰을 때 상황은 급변해 있었다. 해나 그린과 임진희, 김세영이 모두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동률을 이루며 승부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임진희는 대회 마지막 날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몰아치며 연장전에 합류하는 저력을 보였다. 김세영은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3개, 보기 3개로 2언더파 70타를 기록하며 연장 승부에 나섰다.
▲ 연장전 끝에 갈린 승부와 한국 선수단의 압도적 성적표
18번 홀에서 진행된 연장전은 단 한 번의 샷으로 명암이 갈렸다. 먼저 티샷에 나선 임진희의 공이 오른쪽으로 휘어지며 위기를 맞이했고, 김세영 역시 결정적인 퍼트를 성공시키지 못했다. 반면 '한국 선수 킬러'로 불리는 해나 그린은 침착하게 파를 세이브하며 통산 8승 고지에 올랐다. 이로써 김세영과 임진희는 공동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으며, 한국 선수들의 시즌 첫 승 신고는 다음 대회로 미뤄지게 됐다.
비록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는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리더보드 최상단인 '톱 5' 안에 무려 4명의 한국 선수 이름이 올랐다. 연장전 끝에 공동 2위를 기록한 김세영과 임진희를 비롯해, 루키 윤이나는 최종 합계 14언더파를 기록하며 단독 4위에 올랐다. 이는 윤이나의 LPGA 투어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이다. 또한 유해란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 여자 골프의 두터운 뎁스를 입증했다.
▲ 통산 14승 무산된 김세영의 소회와 향후 기술적 과제
경기 종료 후 김세영은 인터뷰를 통해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 잡았던 승기를 놓친 것에 대해 "감정적으로 곧바로 리셋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통산 14승이라는 대기록을 목전에 두고 겪은 역전패였기에 정신적인 충격이 적지 않은 모습이었다. 기술적으로는 경기 후반 흔들린 샷 정확도와 벙커에서의 위기 대응 능력이 보완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특히 승부처에서의 퍼트 집중력이 승패를 가른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분석이다.
본지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김세영의 11번 홀 샷 이글 확률은 매우 낮았으나 이를 성공시키며 고점을 찍었을 때의 심리적 이완이 후반 보기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준우승은 김세영에게 부활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부진했던 성적을 딛고 우승 경쟁의 중심에 다시 섰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함께 준우승을 차지한 임진희 역시 루키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연장전까지 가는 강심장을 보여주며 향후 우승 가능성을 밝게 했다. 한국 선수들은 이번 대회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어지는 다음 투어 일정에서 다시 한번 시즌 첫 승에 도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