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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레전드' 지소연의 통한, 멈춰버린 시계와 다시 깨어난 투지

Kstars 기자
'리빙 레전드' 지소연의 통한, 멈춰버린 시계와 다시 깨어난 투지
©KStars-yna 제공

 

 

아시아 여자축구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에서 대한민국 축구의 아이콘 지소연이 예상치 못한 시련과 마주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행 티켓을 눈앞에 두고 터져 나온 페널티킥 실축은 현장을 찾은 수많은 팬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승부의 세계는 냉혹했지만, 그라운드 위에서 쏟아낸 그의 진심 어린 사과와 책임감은 역설적으로 왜 그가 '전설'인지를 다시금 증명했다.

통한의 11미터, 완벽을 기하려던 순간의 침묵

수원종합운동장의 공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수원FC 위민과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의 AWCL 준결승전은 남북 대결이라는 상징성만으로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경기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 흘러갔고, 1-2로 뒤처진 후반 34분 수원FC 위민에 천금 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동점의 발판이 될 페널티킥이었다.

키커로 나선 이는 대한민국 축구의 상징, 지소연이었다. 수많은 승부의 세계를 경험한 베테랑답게 그는 자신감 있게 공 앞에 섰다. 상대 골키퍼의 타이밍을 완벽히 빼앗는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야속하게도 공은 골대 왼쪽을 살짝 빗겨나갔다. 순간 경기장에는 무거운 정적이 흘렀고, 지소연은 믿기지 않는 듯 자리에 멈춰 서서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완벽한 승부를 원했던 천재 미드필더에게 11미터의 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멀게만 느껴졌다.

"변명의 여지 없는 내 실수" 고개 숙인 캡틴의 진심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지소연의 표정에는 자책의 기운이 역력했다. 평소 당당하고 여유 넘치던 모습 대신, 동료들과 팬들을 향한 미안함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는 취재진 앞에서 "연습 때 모두 성공했기에 자신이 있어 자원했다"며 당시의 상황을 복기했다. 골키퍼를 속이려다 오히려 자신의 타이밍을 놓쳤다는 솔직한 고백은 현장의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지소연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내 실수"라며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A매치 175경기 출전, 75골이라는 대한민국 남녀 축구 통합 역대 최다 기록을 보유한 그였지만, 팀의 패배 앞에서는 그저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인 선배였다. "페널티킥을 성공했다면 연장전까지 끌고 갈 수 있었을 것"이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는 모습에서 캡틴의 품격이 묻어났다. 궂은 날씨에도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을 향해 거듭 고개를 숙이는 그의 진심은 결과보다 깊은 울림을 남겼다.

실패를 딛고 내일을 꿈꾸는 '지메시'의 저력

비록 아시아 정상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멈춰 섰지만, 지소연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이번 패배를 약으로 삼아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올 시즌 WK리그에서 반드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내년에 다시 한번 AWCL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실패에 매몰되지 않고 곧바로 다음을 기약하는 모습은 그가 왜 오랜 시간 정상의 자리를 지켜올 수 있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서는 지소연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팬들은 "지소연이기에 아쉬움도 큰 법", "당신의 실수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도전이었다", "리그 우승으로 다시 증명해달라"며 뜨거운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한 번의 실축으로 그의 위대한 커리어가 가려질 리 없다. 오히려 이번 시련은 지소연이라는 전설이 써 내려갈 또 다른 감동적인 서사의 서막이 될 것이다. 그가 다시 그라운드 위에서 화려하게 비상할 그날을 전 세계 팬들이 한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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