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이 지구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자 동시에 구원할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역설적인 주장이 제기되어 주목받고 있다. 어제(5일) 개막한 제23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인 정재승 카이스트(KAIST) 교수는 이 복합적인 관계에 대한 공론화를 촉구하며, 인공지능이 더 이상 환경 문제에서 분리될 수 없는 존재임을 단언했다. 그의 충격적인 발언은 연예계를 넘어 과학계, 환경 분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폭발시켰다.
정재승 교수의 이 같은 발언은 2026년 6월 5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제23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개막작 기자간담회에서 나왔다. '세계 환경의 날'에 맞춰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린 이번 영화제는 오는 30일까지 전국 각지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되며, 어느 때보다 폭넓은 관람객을 만나고 있다.
특히 올해 영화제의 포문을 연 개막작은 젊은 거장 다니엘 로허(93년생) 감독의 다큐멘터리 'AI: 나는 어떻게 종말낙관주의자가 되었나'다. 이 작품은 자녀계획에 대한 개인적인 불안감에서 출발해 전 세계 AI 전문가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인류의 미래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담아냈다. 정재승 교수는 개막작 선정에 대해 「AI가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고, AI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영화를 통해 진정한 공론의 장을 열고 싶었다」고 밝혀 그 의도를 분명히 했다. AI가 가져올 미래에 대한 감독의 솔직한 절규는 관객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정재승 교수는 이날 간담회에서 인공지능의 양면성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는 「AI는 기후재난의 한 주범이자, 기후재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의 일부이기도 하다」고 단언하며, AI가 데이터센터 운영 및 유지에 「엄청난 전력을 소비한다」며 환경 문제의 심각한 주범이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반면 동시에 AI는 기후재난 예측, 효과적인 대응 방법 모색, 그리고 복잡한 전력망의 효율적 관리 등에 혁혁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고 설명해 그 잠재력을 강조했다. 그의 명쾌한 설명은 AI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나 불안감을 넘어선 현실적인 인식을 촉구했다.
올해 서울국제환경영화제는 운영 방식에서도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기존 거점 극장 상영 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 상영을 적극 도입하고 학교나 지방자치단체 등 전국 각지에 영화를 제공하는 파격적인 형태로 진행 중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정 교수는 「온라인 상영 등을 하며 실제 관람객의 수가 웬만한 영화제를 상회하는 수준이 됐다」며 영화제의 대중적 성공을 자신했다. 영화제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영화 관람을 넘어 「일상의 변화, 삶의 양식의 변화를 이끄는 것」이며, 관람객들이 「나부터 실천해야겠다」는 작은 출발을 하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
정재승 교수는 마지막으로 「AI를 활용해서 어떻게 환경 문제를 해결할지, AI 때문에 야기될 환경문제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 등이 공론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제23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는 단순히 환경 문제를 고발하는 것을 넘어, 인공지능이라는 시대의 화두를 통해 우리 삶의 방식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위한 실천적 행동을 모색하는 공론의 장이 될 전망이다. 정 교수는 「편안한 마음으로 영화를 보시고, 이후 여러 생각을 하게 되면서 '나부터 실천해야겠다'는 작은 출발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전하며, 관람객들이 인공지능과 환경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실제적인 삶의 변화를 모색하기를 독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