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6 (토)

'상자 속의 양' 고레에다, '죽은 사람은 누구의 것인가' AI 시대 인간성 정조준

고진아 기자

개봉을 앞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상자 속의 양'이 '죽은 사람을 AI로 마음대로 이용하고 부활시키는 게 괜찮으냐'는 날카로운 윤리적 질문을 던지며 급변하는 AI 시대에 인간의 슬픔 치유 과정과 존재의 의미를 탐색한다.

세계적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지난 06월 05일, 배급사 NEW에서 진행된 심층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신작 '상자 속의 양'이 품고 있는 깊은 메시지를 전했다. 이 영화는 죽은 아들 '카케루'를 닮은 휴머노이드(구와키 리무 분)를 '오토네'(아야세 하루카 분)와 '켄스케'(다이고 분) 부부가 '리버스'(Rebirth) 서비스를 통해 가족으로 맞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번 영화의 핵심 질문을 「본인 마음이 편하기 위해 죽은 사람을 마음대로 이용하고 부활시키는 게 괜찮냐는 윤리적 질문에서 출발했다」고 밝히며, AI 기술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드러냈다. 그는 「죽은 사람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영화 속 대사를 인용하며 상실감과 치유, 그리고 존재의 윤리적 경계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감독의 영감은 뜻밖의 곳에서 시작됐다. 중국에서 인기를 끄는 '죽은 사람 AI 구현 사업' 기사를 접하고 위화감을 느꼈다는 고레에다 감독은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하지 못한 말이 떠올랐다고 고백했다. 이는 개인적인 상실의 경험이 AI 시대의 새로운 윤리적 문제와 결합되며 '상자 속의 양'이라는 독창적인 서사로 태어난 배경이다.

'상자 속의 양' 고레에다, '죽은 사람은 누구의 것인가' AI 시대 인간성 정조준
[사진=연합뉴스]

'상자 속의 양'은 이미 지난달 개최된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처음 공개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세계적인 무대에서 박찬욱 감독과의 유쾌한 일화가 회자되기도 하며 고레에다 감독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그는 「기술을 이용한다고 해도 어느 시점에선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인공지능이 인간의 영역을 침범할 때 발생하는 윤리적 딜레마를 영화 전반에 걸쳐 치밀하게 파고든다.

아야세 하루카, 다이고, 그리고 구와키 리무 등 명품 배우들의 열연은 고레에다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만나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선사할 예정이다. 휴머노이드 아들을 통해 슬픔을 치유하려는 부부의 모습은 인간의 본원적인 감정과 기술 발전 사이의 미묘한 긴장감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고레에다 감독의 차기작 소식 또한 팬들을 설레게 한다. 그는 후지모토 다쓰키 원작 만화 기반의 '룩백'과 더불어 에디 레드메인과 함께 영어 영화를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혀 그의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였다.

'상자 속의 양'은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 AI 기술 발전 속에서 인간의 상실감과 치유, 그리고 존재의 윤리적 경계에 대한 깊은 사유를 요구하는 작품이다. 2026년 06월 10일, 우리에게 중요한 화두를 던질 고레에다 감독의 예술 세계를 스크린에서 만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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