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7 (일)

고레에다 '상자 속의 양', AI가 준 '아들', 인간성 묻다

김미나 기자

AI가 죽은 이를 재현하는 세상, 상실의 아픔은 기술로 봉합될 수 있을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상자 속의 양'이 잃은 아들을 휴머노이드로 만난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다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오는 06월 10일 관객을 찾는다.

세계적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새로운 화두를 들고 돌아왔다. 오는 06월 10일 개봉하는 영화 '상자 속의 양'은 총 127분 상영되며 12세 이상 관람가다. 이번 작품은 2년 전 아들 키케루를 잃은 오토네(아야세 하루카)와 켄스케(다이고) 부부가 핵심 소재인 휴머노이드 서비스 '리버스'를 통해 죽은 아들을 닮은 휴머노이드를 가족으로 맞이하며 겪는 위로와 혼란을 그린다.

'환상의 빛'(1995), '걸어도 걸어도'(2008) 등 전작에서도 상실을 깊이 있게 다뤄온 고레에다 감독은 이번에는 인공지능(AI) 요소를 접목해 새로운 결을 제시한다. '죽은 아들 구현한 휴머노이드'라는 충격적인 설정은 AI 기술이 개인의 가장 깊은 상실감에 개입하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며, 죽은 이를 '재탄생'시키는 서비스명 '리버스(Rebirth)' 자체에서도 기대와 아이러니가 교차한다.

고레에다 '상자 속의 양', AI가 준 '아들', 인간성 묻다
[사진=연합뉴스]

영화 속 부부는 휴머노이드 아들에게서 위안을 얻는 동시에, 실제 아들이 아니라는 위화감과 혼란을 동시에 느낀다. 주변 인물들의 반응까지 더해지며 기술적 위로의 복합적인 면모는 더욱 심층적으로 다뤄진다. 이는 AI 시대에 상실을 마주하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세밀하게 포착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유도한다.

특히 영화는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의 '상자 속의 양' 비유를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힘이야말로 인간다움이자 상실을 극복하는 진정한 방식일 수 있다는 지적인 통찰을 전한다. 눈에 보이는 불완전한 존재 대신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힘이 인간성을 지켜내는 핵심이라는 메시지는 익숙한 고전에서 현대 기술 시대를 해석하는 반전을 선사한다. AI 기술 발전이 더욱 가속화되는 2026년 현시점에 던지는 이 시의적절한 질문은 관객들에게 더욱 묵직하게 다가올 전망이다.

'상자 속의 양'은 AI 시대에 우리가 상실을 대하는 태도와 진정한 인간다움이 무엇인지에 대한 성찰을 유도한다. 비록 때로 산발적인 전개와 매끄럽지 않은 감정 흐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비평적 시각도 있지만, 이 영화는 기술이 제공하는 '손쉬운 위로'를 넘어,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고 느끼는 인간 본연의 힘이 중요함을 되새긴다. 미래 기술이 삶에 깊숙이 관여할수록 더욱 중요해질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Copyrights © KPOPSTAR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ntertainment 연예

스포츠

Movie 영화

TV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