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팬들의 성지이자 축구 열기가 뜨거운 대전 유성구 월드컵경기장 내, 무려 3천229㎡ 규모의 초대형 볼링장이 5년 8개월째 텅 빈 유휴공간으로 방치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2009년 야심 찬 민자 유치로 조성된 이 볼링장은 한때 시민들의 대표적인 여가 공간이었다. 그러나 2020년 12월,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아 문을 닫았고, 그 이후 현재까지 굳게 닫힌 채 비극적인 침묵을 지키고 있다. 심지어 2020년부터는 대전하나시티즌이 위탁 관리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팬들의 의아함을 더하고 있다.
대전시는 그동안 이 유휴공간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펼쳐왔다. 무려 4차례에 걸쳐 운영 사업자 모집 민간 입찰을 추진했지만, 시설 노후화와 사업성 악화라는 이중고 앞에서 모두 유찰되는 좌절을 맛봐야 했다. 심지어 임대료 인하 등 파격적인 조건까지 제시했지만, 기껏 계약이 이뤄졌는데도 낙찰자가 포기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발생하며 난항은 더욱 깊어졌다.
현재 대전시는 심각한 재정 상황으로 인해 자체 예산 투입이 어려운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에 시는 민간 업체가 투자한 금액만큼 일정 기간 무상으로 시설을 사용하도록 한 뒤, 시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하며 돌파구를 찾으려 애쓰고 있다. 과연 이 새로운 방식이 '유령 볼링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러한 장기 방치 사태에 정치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전시의회 박은희 복지환경위원장은 8월 4일 직접 현장을 찾아 실태를 점검했으며, 8월 5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대전시에 유휴 공간의 현실적인 활용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유휴공간이 장기간 방치될 경우 운영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시민들의 소중한 자산 낭비로 이어진다」고 따끔하게 지적하며, 신속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5년 8개월이라는 믿을 수 없는 시간 동안 침묵했던 대전 월드컵경기장 볼링장. 대전시가 제시한 민간 투자 및 기부채납 방식이 과연 장기 공실 사태를 해결할 실질적인 방안이 될지 모두의 이목이 쏠린다. 시민들의 문화·체육 활동을 위한 소중한 공간이 더 이상 방치되지 않고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도록, 대전시의 지속적이고 현실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KSTARS는 이 공간이 다시금 환한 빛을 되찾을 그날까지,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