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첫 방송 2회 만에 전국 시청률 9.5%를 기록하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미모, 재력, 능력을 갖춘 여성 주인공이 신분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이야기가 글로벌 OTT에서도 4위권에 진입하며 주목받고 있다. 주체적 여성상이 강화된 서사가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고 있다.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첫 방송 2회 만에 전국 시청률 9.5%(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해당 드라마는 공개 첫 주 디즈니 TV쇼 부문 글로벌 4위(15일 기준)에 오르며 국내외에서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비록 주연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호불호가 일부 존재하나, 미국 타임지 선정 '2026년 가장 기대되는 한국 드라마'로 꼽혔던 만큼,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기대작다운 출발을 보였다.
▲ 시청률 9.5% 기록, 글로벌 OTT 4위 등극
드라마는 21세기 대한민국에 입헌군주제가 존재하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다. 이는 2006년 신드롬을 일으켰던 MBC 드라마 '궁'을 연상시키는 설정이지만, 20년의 세월을 거쳐 변화된 여성 주인공 캐릭터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문화평론가 김헌식은 "'궁'에서는 수동적인 여성이 어른들의 약조로 인해 황태자비가 되는 '신데렐라 스토리'였다면, '21세기 대군부인'은 여성이 직접 사랑을 쟁취하고 신분을 도구로 활용하는 적극적인 서사를 취하고 있다"며, "여성 중심 서사가 강화된 현재의 사회문화적 가치관이 정확히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 주체적 여성상, K-로맨스 패러다임 변화
실제 극중 국내 재계 순위 1위인 '캐슬그룹'의 차녀이자 뷰티 브랜드 대표인 성희주(아이유 분)는 '평민 출신 사생아'라는 꼬리표와 자신의 이복 오빠가 누리는 기득권 사이에서 부당함을 느낀다. 이에 그는 왕실 차남 이안대군(변우석)과의 결혼을 통해 신분의 한계를 돌파하고자 한다. 대군으로부터 여러 차례 알현 신청을 거절당하면서도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심정으로 기어코 대군과 대면하고, 거침없는 직진 청혼 멘트를 던지는 성희주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한다. 성희주는 "저 맷집 좋아요. 여자인데 능력 있고 재벌인데 사생아잖아요. 제가 하루에 먹는 욕이 얼마나 많은 줄 아세요? 앞으로도 내내 모르게 해드릴 테니 저 쓰시죠. 화살받이로."라며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당당하게 결혼을 제안한다.
2회에서는 성희주의 주체적인 면모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연애결혼이 오랜 꿈"이라며 청혼을 거절하는 이안대군을 상대로 성희주는 영화관, 승마장, 심지어 달리는 도로 위까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직진 플러팅'을 이어간다. 왕실 2인자라는 굴레 속에서 수동적인 삶을 살아온 이안대군 역시 "고작 이름뿐인 신분이 없어 놓친 기회가 수십"이라며 차별에 맞서겠다는 성희주와 함께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기로 결심한다. 그는 "대군부인이 될 채비를 하라. 상대는 이 나라 전체가 될 것이다."라며 성희주와의 관계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예고한다.
▲ 전통문화와 현대적 감성의 조화, 글로벌 팬심 공략
이 작품의 흥행 동력에는 화제의 배우,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K-로맨틱 코미디 조합 외에도 글로벌 시청자들을 겨냥한 전통문화 요소가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경복궁, 백제문화단지 사비궁, 경남 함안의 무진정 등 한국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촬영지와 한복, 낙화놀이 등 전통적 요소를 살린 미장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드라마평론가 공희정은 "전 세계가 열광했던 BTS 광화문 공연에서 느껴졌던 한국적 전통과 현대적 세련미의 결합이 이 드라마에 그대로 녹아 있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가 한복 등 전통 의상을 입은 모습은 해외 팬들에게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고 평가했다.
김헌식 평론가 역시 "요즘 콘텐츠 시장은 글로벌 OTT를 통해 드라마를 보는 전 세계 시청자를 배제할 수 없다"며, "기존 사극이 조선시대 전통 복식에 국한됐다면, 이 작품은 서양식 복장과 한복이 공존하는 근현대적인 느낌을 주며 OTT 시장에서 강력한 소구력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왕족과 평민의 사랑 이야기, 권력을 향한 암투 등 작품의 주요 설정이 일부 국내 팬들에게는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이어지는 회차에서 서사의 변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궁'을 비롯해 '마이 프린세스'(2011), '더킹 투하츠'(2012), '황후의 품격'(2018), '더 킹: 영원의 군주'(2020) 등 입헌군주제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꾸준히 제작됐다. 공 평론가는 "'궁'을 비롯한 현대적 감성의 궁중 로맨스 드라마들과 기시감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궁'과는 다르게 2026년의 주체적인 현대 여성상을 작품에 반영했듯,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서사를 더한다면 새롭게 다가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