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8 (월)

'메시 폭소' 아르헨티나, 국가 대신 '치명적인 여인' 울려 퍼졌다

김미나 기자

2026년 6월 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카일 필드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온두라스의 축구 친선경기 시작 전 엄숙한 국가 연주 순서에 아르헨티나 전역을 들썩이게 하는 '국민 댄스곡'이 울려 퍼지는 황당한 해프닝이 발생하며 리오넬 메시 등 벤치에 있던 스타 선수들의 웃음이 터졌다. 이 순간, 국제 경기의 묘한 긴장감은 일순간 유쾌한 축제의 장으로 변모했다.

이날 경기 전, 양 팀 선수들이 도열한 가운데 아르헨티나 국가 연주가 시작될 차례였다. 하지만 경기장을 가득 채운 사운드는 다름 아닌 인기 쿰비아 그룹 로스 팔메라스의 대표곡 '봄본 아세시노(치명적인 여인)'였다. 예상치 못한 대중가요의 등장에 관중들은 술렁였고, 중계 카메라는 후보 벤치를 비췄다. 벤치에 앉아 있던 리오넬 메시, 엔소 페르난데스, 크리스티안 로메로 등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은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다 이내 서로를 바라보며 폭소를 터뜨렸다. 특히 메시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어 현장의 유쾌함을 그대로 전달했다.

'봄본 아세시노'는 아르헨티나에서 '국민 댄스곡'으로 통한다. 결혼식, 생일파티, 클럽 등 흥을 돋우는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이 곡은 세대와 성별을 넘어 모두를 춤추게 하는 마법 같은 힘을 지녔다. 한국의 유명 트로트 곡 '아모르파티'와 비슷한, 전 국민이 함께 즐기는 세대 통합형 노래인 셈이다. 엄숙한 국가 연주 시간에 흥겨운 댄스곡이 울려 퍼진 '반전의 순간'은 팬들에게 신선한 재미와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메시 폭소' 아르헨티나, 국가 대신 '치명적인 여인' 울려 퍼졌다
[사진=연합뉴스]

음향 담당자는 곧바로 실수를 인지하고 재빨리 오류를 바로잡았다. 이어 아르헨티나 국가가 정상적으로 연주되었고, 잠시 혼란스러웠던 경기장은 다시금 차분함을 되찾았다.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되었고, 아르헨티나는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맹활약에 힘입어 온두라스를 2-0으로 완파하며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이날 리오넬 메시는 왼쪽 허벅지 뒤 근육 피로로 인해 경기에는 나서지 않았다.

경기 후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은 이번 해프닝을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센스를 발휘했다.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는 「우리 국가가 울려 퍼지기 전, 모두를 춤추게 하는 '봄본 아세시노'가 경기장을 들썩이게 했다」는 문구와 함께 유머러스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엄숙한 국제 경기에서 발생할 뻔했던 돌발 상황이 오히려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의 여유와 유머 감각을 보여주는 유쾌한 에피소드로 승화된 순간이었다. 스포츠가 주는 예측 불가능한 즐거움과 재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해프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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