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컴백을 앞두고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와 협력하며 K팝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대형 스타들의 글로벌 활동과 스포티파이의 협업은 미국 빌보드 등 주요 차트 공략에 유리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국내 플랫폼의 점유율 하락과 해외 플랫폼의 영향력 확대는 국내 음원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등 K팝을 대표하는 대형 스타들이 연이어 컴백을 알리면서, 이들과 손잡은 글로벌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K팝 시장에서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방탄소년단은 5집 '아리랑'의 첫 미국 무대로 뉴욕 맨해튼에서 '스포티파이 X BTS : 스윔사이드'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그룹의 완전체 미국 무대이자, 스포티파이가 선정한 팬 1천 명 앞에서 신곡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 글로벌 컴백 협업 전략
블랙핑크 역시 새 미니앨범 '데드라인' 발매와 함께 스포티파이와 협력하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색적인 청음회 등 협업 행사를 진행했다. 한국 전통문화의 상징적인 공간이 블랙핑크의 상징색인 분홍빛으로 물든 가운데, 박물관 내 유물과 연계한 QR 코드를 통해 스포티파이로 멤버들의 음성 해설을 제공하는 등 K팝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러한 대형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컴백 무대와 홍보에 스포티파이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K팝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음악 이용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에서 5.2%의 점유율로 5위를 차지했다. 비록 국내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지만, 업계에서는 두 월드스타 그룹이 수년간의 신보 홍보를 위해 국내 플랫폼이 아닌 스포티파이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단순 점유율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1년 2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스포티파이는 5년 만에 K팝 시장에서 그 영향력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스포티파이 코리아 뮤직부문 총괄은 "오늘날의 K팝은 글로벌 대중문화를 이끌며 전 세계 팬들과 연결되는 장르다. 아티스트도 컴백과 동시에 글로벌 팬들에게 즉각 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스포티파이는 180개 이상의 시장에서 서비스되고 있어 음악이 공개되는 순간부터 전 세계 팬들과 만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플랫폼의 강점을 설명했다. K팝이 국내를 넘어 미국과 영국 등 서구권 주류 음악 시장을 겨냥하면서, 빌보드나 오피셜 차트 공략을 위해 스포티파이와 같은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 스포티파이, K팝 시장 영향력 확대
특히 미국 빌보드 차트 집계 방식의 변화는 스트리밍 플랫폼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반영되는 주간 유효 다운로드 횟수가 대폭 축소되었고, K팝 가수에 유리했던 유튜브 데이터마저 집계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스트리밍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K팝 팬들과 기획사들은 이미 노래의 인기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국내 음원 차트 외에 스포티파이의 '데일리 톱 송 글로벌'(글포티)과 '데일리 톱 송 미국'(미포티) 차트를 주시하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미국 빌보드 차트를 집계할 때 스포티파이의 비중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튜브 데이터가 집계 기준에서 빠지면서 스포티파이가 K팝이 점수를 딸 수 있는 주요 루트가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체급이 있는 K팝 가수들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모두 빌보드 차트다. 앨범 발매나 뮤직비디오 공개 시점 등이 모두 이를 고려해 정해진다고 봐야 한다"며 "미국이나 유럽 시장이 실물 음반 위주가 아니기 때문에 결국 스트리밍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핫 100' 차트에 반영되는 에어 플레이(라디오 방송 점수)는 한국에서 뚫기 상당히 어렵다는 점도 한 가지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하이브는 지난달 스포티파이에 K팝 콘텐츠를 선보이는 비디오 팟캐스트를 개설했으며, 에스파, 스트레이 키즈, 실리카겔 등 많은 유명 아티스트 역시 스포티파이와 협력하여 팝업 스토어나 공연 등 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스포티파이 관계자는 "단순히 음악을 듣는 플랫폼을 넘어 팬과 아티스트를 더 가깝게 연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앱 내 참여형 경험·콘텐츠와 오프라인 이벤트 등을 통해 아티스트가 컴백 활동을 더 큰 글로벌 모멘텀으로 만들어 가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음원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매년 점유율 하락을 겪는 국내 플랫폼의 위기감 또한 고조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공정한 음악산업 유통환경 조성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한국이 선도적으로 MP3 플랫폼을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지원이나 장기 전략 부재로 인해 해외 플랫폼에 시장을 내어주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한국 음악은 전 세계에서 잘 나가지만, 정작 플랫폼은 다 해외 것들만 쓰는 상황"이라며 국내 플랫폼의 해외 시장에서의 존재감 부족과 국내 시장에만 머무르는 한계를 가장 큰 취약점으로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