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로 이적한 베테랑 외야수 손아섭이 이적 당일인 14일, 인천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하며 팀 합류 후 곧바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손아섭의 합류로 팀의 부족했던 타격 부분 강화와 젊은 선수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 새로운 보금자리, 두산에서의 첫걸음
전날까지 한화 이글스 소속이었던 손아섭은 14일 오전 충남 서산의 한화 2군 숙소에서 이적 소식을 접했다. 이후 급히 짐을 싸 두산 선수단에 합류했으며, 곧바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파격적인 대우를 받았다.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손아섭은 "아침에 평소처럼 사우나에 가는 길에 연락받았다"며 "운전하면서 어떻게 두산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두산이라는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힘든 상황일 때 손을 잡아준 구단에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까 계속 생각했다"고 이적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그는 두산이 자신에게 바라는 역할이 무엇인지 명확히 인지하고 있으며, 특히 팀의 강점인 '허슬두' 정신과 젊은 선수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선배이자 더그아웃 리더로서의 역할을 비중 있게 수행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손아섭은 지난 시즌 도중 NC 다이노스에서 한화로 이적한 후, 올 시즌 개막전 대타로 한 차례 출전한 뒤 2군으로 내려갔다. 2군 리그에서도 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75(8타수 3안타)를 기록하는 등 짧은 시간이었지만 준수한 타격감을 보여주었다. 최근 2군 경기 출전이 뜸했던 이유에 대해 손아섭은 "한화만의 시스템이 있는 것이라 선수는 왈가왈부할 수 없다. 한화에 외야수가 많아 나눠서 뛰다 보니 계속 뛸 수 없었다"고 설명하며, 오랜만에 경기에 나가는 만큼 투수의 공이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변명은 필요 없다. 오늘 최대한 출루하고, 데드볼이 오면 맞고라도 출루해 중심 타선에 찬스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팀에 기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등번호 8번
2007시즌 데뷔 이후 줄곧 등번호 31번을 달았던 손아섭의 새로운 등번호는 8번이다. 이는 한화 시절 친한 후배였던 노시환과 같은 번호다. 손아섭은 "지금 번호가 다 정해져 있어서 한정적이었다. 노시환에게 전화로 '시환아 너와 함께 한다라는 마음을 갖고 8번을 달았다'고 말했더니 '8번이 오뚝이 정신'이라고 말하더라. 그래서 '내가 없어도 우리 같이 8번 달고 다시 일어서자'라고 말했다"며 새로운 등번호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노시환에 대해 "굉장히 밝은 친구다. 근데 요새 통화할 때 기가 죽어 있더라"면서 "야구하다 보면 힘든 시간은 누구나 온다. 저 역시도 지금 힘든 시간을 겪고 있지만 (노시환은) 우리나라 최고의 3루수이기 때문에 걱정 안 한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오랜 '절친'으로 알려진 LG 트윈스의 우완 투수 임찬규에게도 농담 섞인 메시지를 전했다. 손아섭은 "바빠서 임찬규 전화를 못 받았다. 놀리려고 전화한 것 같은데, 제가 지금 임찬규를 신경 쓸 처지가 아닌 것 같다"며 "임찬규에게 이제 잠실의 주인공이 누군지 정확하게 가르쳐 줘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그는 곧 서울로 이사할 예정임을 밝혔다. "사나이는 태어나면 한양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그것을 표현할 수가 없었다. 부산은 제게 최고의 도시지만 사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제가 서울에 잘 적응해 임찬규에게 저도 서울에서 인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서울에서의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 감독의 신뢰, 즉시 전력감 손아섭
김원형 두산 감독은 손아섭의 합류로 팀의 미진했던 타격 부분이 향상될 것으로 크게 기대하고 있다. 김 감독은 롯데 자이언츠 수석 코치 시절 손아섭과 함께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그의 타격 재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구단과 타격에서 조금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오갔는데, 구단이 빠르게 움직여 줬다"며 "타격에 큰 재능이 있는 선수가 왔다. 손아섭의 나이는 활력소가 아니지만 분위기를 잘 이끌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2군에서도 출전 기회를 충분히 받지 못했던 손아섭을 과감하게 곧바로 선발 명단에 올리는 결단을 내렸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오늘 아니어도 내일이나 모레 분명히 나갈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럴 거면 빨리 경기 나가서 선수들하고 호흡하고 또 경기 중에서 자기 것을 찾는 게 좋다고 판단해 오늘 바로 선발로 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손아섭이 2번 타자로 많이 나섰던 경험을 고려하여 2번 타순에 배치한 이유도 밝혔다. "(손아섭이) 부담스러울까 봐 6번, 7번 타자로도 생각했지만 이진영 타격 코치가 손아섭의 커리어가 오래됐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얘기해 상의해서 넣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손아섭의 나이를 고려하여 다리 상태가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수비 출전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한편, 손아섭과 트레이드된 이교훈에 대해서는 "이교훈에게 잘 됐다. 이교훈이 이번 시즌 해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캠프 때 신경을 많이 썼는데 시범 경기 때 좋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2군에서 시작했다"며 "이교훈이 두산에 애정을 갖고 있었는데 여기서는 꽃을 못 피웠지만 거기 가서 잘하기를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