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프로축구팀 트락토르 SC가 지난달 적대국 스포츠 행사 참가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경기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입국했다. 이란 정부의 방침 발표에도 불구하고 경기 참가가 확정되며 스포츠와 정치적 긴장 관계 속에서의 예외적인 상황이 펼쳐졌다.
이란 프로축구팀 트락토르 SC가 중동 정세 불안 속에서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경기를 치르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입국했다. 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락토르 SC는 사우디 제다에 도착했으며 ACLE 16강 경기에 출전할 예정임을 확인했다. 이로써 지난달 이란 정부가 적대국 개최 스포츠 행사 참가를 금지한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대회가 정치적 긴장을 넘어 진행되는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 적대국 금지령에도 ACLE 16강 참가 결정
트락토르 SC는 사우디 제다의 프린스 압둘라 알 파이살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아랍에미리트(UAE)의 샤바브 알아흘리와 2025-2026 ACLE 16강전을 치를 예정이다. 당초 이 경기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으로 인해 AFC가 서아시아 지역 클럽 대항전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이후 AFC는 연기된 경기들을 중립 지역에서 단판 승부로 치르기로 결정했으며, ACLE는 16강부터 결승까지의 경기를 이달 13일부터 사우디 제다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이러한 결정 직후, 이란 정부는 적대국에서 열리는 스포츠 행사에 자국팀 파견을 당분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란 체육청소년부는 지난달 27일 성명을 통해 "적대국으로 간주하거나 이란 선수 및 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국가에 대표팀, 클럽팀이 방문하는 것을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금지한다"고 밝혔다. 당시 성명은 트락토르가 출전하는 ACLE 경기를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그 함의는 분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동맹국이며, 이번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이 사우디에 보복 공격을 가하기도 했던 상황을 고려할 때, 이란 정부의 금지령은 명백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 복잡한 여정 끝 사우디 도착
그러나 대회 참가가 불투명했던 트락토르 선수단은 결국 사우디 땅을 밟았다. AP 통신에 따르면, 트락토르 선수단은 연고지인 이란 북서부 타브리즈에서 육로를 통해 튀르키예 이스탄불로 이동한 뒤, 그곳에서 비행기를 타고 사우디로 향하는 복잡한 여정을 거쳤다. 이는 이란 정부의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경기 참가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트락토르 SC는 최근 중동 지역의 불안정한 정세로 인해 이란 리그가 중단되면서 지난 2월 28일 이후 공식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이러한 경기 공백은 팀의 경기력 유지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무함마드 라비에이 트락토르 감독은 경기 하루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경기를 앞둔 우리 상황은 복잡하며, 우리에게는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현재 팀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토로했다. 그는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고 결승에 진출하는 것이 우리 목표"라면서 "최근 우리가 직면한 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우리의 높은 수준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이며 선수단의 의지를 다졌다.
한편, 이러한 이란의 스포츠 행사 참가 여부는 오는 6월부터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미국이 공동 개최하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참가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벨기에, 이집트, 뉴질랜드와 G조에 속한 이란은 모든 조별리그 경기를 미국에서 치르게 돼 있어, 이번 ACLE 경기 참가가 향후 FIFA 월드컵 참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