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 시즌2를 앞두고 미국에서 열린 사전 상영회에서 이성진 감독이 한국 문화의 세계적 위상을 언급했다. 한국 영화, 드라마, 가요 등이 전 세계를 사로잡는 현상에 대해 "작은 반도가 문화를 휩쓰는 놀라운 일"이라며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배우 윤여정은 억만장자 박 회장 역을 맡아 영어 대사 증가로 인한 고충과 새로운 경험에 대한 즐거움을 토로했다.
미국 워싱턴DC 미국영화협회(MPA)에서 넷플릭스 TV 시리즈 '성난 사람들'(원제 BEEF) 시즌2 사전 상영회가 열린 가운데, 한국계 이성진 감독은 한국 문화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대한 깊은 소회를 밝혔다. 14일(현지시간) 상영회에 참석한 이 감독은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이 작은 반도가 문화 전반을 장악하는 모습을 보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고,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했다.
▲ 한국 문화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
이 감독은 80∼90년대 미국 중서부에서 성장하며 겪었던 경험을 회상하며 한국인의 근면함과 풍부한 내면세계를 한국 문화의 성공 요인으로 분석했다. 그는 "한국인들을 보면 어떤 분야에 뛰어들든 남들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근면함이 있을 뿐 아니라, 개인적인 삶에서도 표현되어야 할 것이 굉장히 많다"며 "후성유전학적으로 보더라도, 부모 세대와 그 윗세대가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이 우리 DNA에 깊이 새겨져 있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그것을 표현하고 있고, 제 딸이 자라서 그 전통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3년 전 시즌1으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이 감독은 다시 한번 창작자이자 총괄 제작자(쇼러너)로서 시즌2를 선보인다. 시즌1은 골든글로브 TV 미니시리즈 부문 작품상과 남녀 주연상 등 3관왕, 크리틱스초이스 4관왕, 에미상 8관왕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 이성진 감독, 계층 갈등 조명 및 시즌2 스토리텔링
시즌1이 운전 중 발생한 사소한 시비가 극단적인 갈등으로 번지는 과정을 그렸다면, 시즌2는 Z세대 커플이 특권층 컨트리클럽에서 밀레니얼 세대 상사 부부의 파국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 감독은 "2026년에 솔직한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면 '계층'이라는 변수를 거의 다루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견제 장치가 사라진 현재 상황을 시즌2의 핵심 주제로 삼았음을 밝혔다. 그는 "컨트리클럽이라는 공간에서 Z세대와 밀레니얼 커플이 서로 싸우는 모습은 사실 그들이 싸워야 할 대상은 억만장자인데도 서로를 향해 충돌하는 모습이어서, 매우 적절한 설정이라고 봤다"고 설명하며 계층 간의 대립과 그 속에서 발생하는 인간 군상을 예리하게 포착했음을 시사했다.
▲ 배우 윤여정, 역할 소화 과정과 도전
시즌2에서 억만장자 박 회장 역을 맡은 배우 윤여정은 이성진 감독의 성공적인 이력을 익히 알고 있었으며, 영화 '미나리'를 통해 인연을 맺은 스티븐 연 덕분에 시즌1을 시청하며 감독의 "심오하고 뒤틀린" 매력에 빠져들었다고 밝혔다. 윤여정은 "요즘 저는 늙고 까칠한 79살 할머니인데, 65세를 넘긴 뒤부터는 그저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려고 노력한다"며, 이러한 자신의 태도가 감독에게 기회를 얻게 된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출연 전 영어 구사 능력에 대한 우려를 표했으나, 감독은 통역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통역사가 바빠지면서 영어 대사가 늘어나 "패닉 상태"를 겪었다고 토로하며, 그럼에도 "이 나이에도 이 감독이나 한국계 미국인들과 일하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고 즐기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시즌2에서 윤여정의 두 번째 남편인 '김 박사' 역은 송강호가 연기했다. 이 감독은 윤여정에게 20살 연하의 남편이 생길 것이라는 말에 그녀가 웃음을 터뜨린 것을 신선하게 느껴 흥미로웠다고 전했다. 상영회에는 박 회장의 통역가 유니스 역의 장서연, 테니스 코치 우시 역의 매슈 김도 참석했으며, 강경화 주미대사 및 100명 이상의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