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12일부터 21일까지 상하이에서 중국 최대 영화 축제인 상하이국제영화제(1993년 창설, FIAPF 공인 유일 경쟁 영화제)가 개최된다. 올해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를 필두로 한국 영화 4편이 초청돼 현지 관객의 뜨거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 영화가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가운데, 지난해 다수 상영됐던 일본 영화는 올해 단 한 편도 초청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세계 무대에서 한국 영화의 위상은 단연 돋보인다. '어쩔수가없다'는 명감독 신작 부문에 초청되어 4차례 상영될 예정이다. 이 작품은 2025년 9월 24일 개봉 첫날 33만1천여 명이 관람하며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흥행작으로, 박찬욱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이 다시 한번 글로벌 관객들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홍상수 감독의 '그녀가 돌아온 날' 역시 명감독 신작 부문에서 5차례 관객과 만난다. 홍 감독은 중국 예술영화 관객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며 깊이 있는 작품 세계를 인정받고 있다.
상업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한국 영화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는 올해의 아시아 영화 부문에 초청되어 5차례 상영된다. 이 작품은 한국에서 천만 관객을 동원한 메가 히트작으로, 상하이 관객들에게 한국 영화의 저력을 과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가은 감독의 '세계의 주인'은 올해의 아시아 영화 부문에서 3차례 상영되며, 작년 중국 핑야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과 관객상을 수상하며 이미 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처럼 한국 영화들은 상업적 성공과 비평적 호평을 동시에 거머쥐며 국제 영화제의 러브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영화제 풍경은 한국 영화의 약진만큼이나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에도 다수의 한국 영화가 상영되며 중국 내 존재감을 확고히 했던 것과 달리, 올해 일본 감독의 영화는 단 한 편도 초청되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본 영화의 전무한 초청은 작년 11월 일본 총리의 '유사시 대만 개입' 시사 발언 이후 급격히 냉각된 양국 관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적 긴장이 문화 교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더욱이, 상하이국제영화제는 2006년 이후 매년 개최했던 '일본 영화주간'마저 올해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정치적 파장이 문화 예술계 전반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상하이국제영화제는 한국 영화의 국제적 활약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동시에 외교적 관계가 문화 교류에 얼마나 강력하고 광범위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한국 영화의 질적 성장과 함께 중국 시장 내 영향력 확대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