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2020년 SK 와이번스 재임 시절 겪었던 공황장애와 선수 시절의 강박을 극복하고 '비움'과 '여유'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야구관을 정립했다. 통합 우승의 기쁨과 함께 마음의 병을 치유한 그는 현재 LG의 2년 연속 우승이라는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고 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염경엽 감독은 과거 '노력하면 안 되는 것이 없다'는 신념으로 자신을 채찍질했지만, 2020년 SK 와이번스 감독 시절 겪었던 공황장애는 그의 삶과 야구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당시 극심한 스트레스로 경기 중 실신하며 자신의 야구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할 정도로 깊은 절망감에 빠졌던 경험은 그에게 '건강을 잃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뼈저린 깨달음을 안겨주었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할 수 없으며, 때로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정신 건강을 지키는 길임을 체감한 것이다.
▲ 과거와 현재, 염경엽 감독의 심경 변화
SK 와이번스 감독 시절, 염경엽 감독은 2018년 단장으로서 팀을 우승으로 이끈 후 2019년 감독으로 부임하여 2020년 시즌 초반 연패에 빠지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 결과 경기 도중 실신하는 사건을 겪었고, 이는 그의 야구 인생에 큰 위기를 가져왔다. 당시 그는 "인간의 삶이 아니었다"고 회상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사람 많은 곳에 가기만 해도 숨이 막히고 물만 마셔도 토하는 증상이 일주일씩 이어져 5개월간은 누워서 지내야 했다. 이는 수십 년간 야구에만 매달리며 스스로를 몰아붙였던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건강마저 위협했음을 보여준다. 당시 염 감독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지 못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으며, 이로 인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 극심한 고통 속 희망을 준 우승
그런 염 감독에게 다시 한번 희망의 빛을 비춘 것은 LG 트윈스에서 2023년에 거둔 통합 우승이었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도 그는 아무도 모르게 약을 복용하며 경기에 임했고, 경기 중 죽을 것 같은 고통 속에서도 이를 악물고 버텨냈다. 우승의 염원을 이룬 순간, 그는 "거짓말처럼 모든 증상이 사라졌다"고 증언하며, 우승이라는 목표 달성이 공황장애 극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밝혔다. "우승하고 나서 비로소 약을 완전히 끊었다"는 그의 말은 그가 겪었던 고통과 성취감이 얼마나 컸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이 경험을 통해 염 감독은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결과'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것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 비움과 여유, 새로운 야구 철학
아픔을 겪은 후 염 감독의 야구관은 '비움'과 '여유'로 채워졌다. 과거에는 실패를 용납하지 못해 밤잠을 설치는 일이 잦았지만, 이제는 "최선을 다하고 안 되면 그만이다. 잘리면 독박 쓰고 물러나면 된다"는 초연한 마음가짐으로 현장에 나선다. 그는 경기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다음 경기 타순만 간단히 짠 뒤 더 이상 야구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말한다. "사람이 죽기 살기로만 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더라. 여유의 공간이 있어야 시야도 넓어진다"는 그의 깨달음은, 지나친 몰입과 강박이 오히려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러한 '적당한 거리두기' 방법을 통해 염 감독은 LG와 계약한 3년 동안 두 차례의 우승을 이끌며 구단 역사상 최고의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에도 그는 유연한 사고와 순리대로 풀어가는 야구를 바탕으로 LG 구단 역사상 최초의 '2년 연속 우승'이라는 새로운 역사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를 바탕으로 팀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선수들에게도 여유로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