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7 (일)

안세영, 10점 차 기적! 인니 오픈 결승행 쾌거

김미나 기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인도네시아 오픈 준결승. 여자 배드민턴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이 무려 10점 차 열세와 매치 포인트의 벼랑 끝에서 기적 같은 대역전승을 거두며 결승 무대에 올랐다. 그는 여자 단식 세계 랭킹 4위 천위페이(중국)와의 1시간 18분 혈투 끝에 2-1(21-17 19-21 23-21)로 승리하며 전 세계 배드민턴 팬들을 열광시켰다.

시작부터 뜨거웠던 이날 경기는 1세트를 21-17로 따내며 안세영이 기세를 올리는 듯했으나, 2세트에서 천위페이의 거센 반격에 잠시 주춤하며 19-21로 내줬다. 승부는 마지막 3세트에서 가려지게 됐다.

하지만 3세트는 그야말로 '역전의 여왕' 안세영의 대서사시였다. 초반부터 천위페이에게 끌려가던 안세영은 한때 7-17로 무려 10점 차까지 뒤처지며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세계 1위의 끈기는 여기서 빛났다. 그는 끈질긴 추격 끝에 16-20 매치 포인트의 벼랑 끝까지 몰렸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안세영은 '괴물 심장'을 꺼내 들었다. 18-20에서는 천위페이의 결정적인 푸시 공격을 '동물 같은 반사 신경'으로 받아내며 오히려 상대를 벼랑으로 몰았다. 이를 악물고 버텨낸 그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연속 득점을 올리며 기어코 23-21 역전승을 완성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눈을 찡그려가며 투혼을 불태운 안세영의 모습에 천위페이는 허탈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안세영, 10점 차 기적! 인니 오픈 결승행 쾌거
[사진=연합뉴스]

이번 승리는 단순한 준결승 승리 그 이상이었다. 지난주 싱가포르 오픈 우승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을 노리는 안세영은, 2021년과 2025년 이 대회 우승에 이은 2년 연속 우승(대회 2연패)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한다. 특히 그는 지난 싱가포르 오픈 결승에서도 야마구치 아카네에게 3세트 16-19로 뒤지다 5연속 득점으로 역전 우승을 차지한 바 있어, 그의 '역전 DNA'는 이제 전 세계 배드민턴 팬들에게 상징적인 단어가 됐다.

'역전의 여왕' 안세영은 6월 7일 결승에서 여자 단식 세계 랭킹 3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 다시 격돌한다. 야마구치 아카네는 이날 준결승에서 심유진(인천국제공항)을 꺾고 결승에 합류하며 안세영과의 리벤지 매치를 성사시켰다. 지난주 싱가포르 오픈 결승에서 만났던 두 선수가 다시 한번 우승 트로피를 놓고 치열한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한편, 남자 복식에서는 세계 랭킹 1위 서승재-김원호(삼성생명) 조의 아쉬운 준결승 탈락 소식이 전해졌다. 남자 복식 세계 1위 45주를 달성하며 올 시즌 단체전을 제외한 국제대회 19연승을 달리던 이들은 준결승에서 말레이시아 고세페이-누르 이주딘 조(8위)에 1-2(18-21 21-17 16-21)로 패하며 2주 연속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배드민턴의 쌍두마차로 불리던 이들의 연속 고배는 아쉬움을 남겼다.

안세영은 이틀 연속 '역전의 여왕' 면모를 과시하며 야마구치 아카네와의 결승전에서도 극적인 우승을 거둘지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남자 복식 서승재-김원호 조의 아쉬운 준결승 탈락 소식과 함께 희비가 교차했던 한국 배드민턴의 하루. 이들의 다음 대회 명예 회복과 함께 안세영 선수의 '해피엔딩'을 기원하며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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