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7일)로부터 이틀 전인 5일, '세계 환경의 날'에 개막한 제23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에서 공동집행위원장인 정재승 카이스트(KAIST) 교수는 인공지능(AI)을 '기후재난의 주범이자 해결책'이라는 역설적인 이름으로 불렀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AI가 인류의 미래에 드리운 그림자와 동시에 던지는 희망의 빛은 무엇일까.
제23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SIEFF) 개막작 기자간담회가 열린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은 AI 시대의 가장 뜨거운 화두를 던지는 장이었다. 정 교수는 「AI는 기후재난의 한 주범이자, 기후재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의 일부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특히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은 그는 인공지능이 환경 문제의 새로운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경고하며,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 소비가 기후재난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다니엘 로허 감독(93년생)의 다큐멘터리 'AI: 나는 어떻게 종말낙관주의자가 되었나'는 이러한 AI의 양면성을 탐색하며 미래세대에 대한 부모의 깊은 불안감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환경 영화제에서 AI를 다룬다는 파격적인 선택은 그만큼 AI가 인류의 삶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함을 방증한다.
하지만 정 교수는 AI가 단지 문제의 원인에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AI는 기후재난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대응하며, 복잡한 전력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등 환경 문제 해결의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술 발전의 이면에 숨겨진 환경적 대가를 직시하고, 동시에 AI가 제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해결책들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AI로 인한 환경 문제와 그 해결 방안에 대한 광범위한 공론화가 절실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중요한 논의의 장을 마련한 제23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는 이틀 전인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 오후 7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오는 30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이번 영화제는 단순히 영화를 상영하는 것을 넘어 관람객의 일상과 삶의 양식 변화, 나아가 실천을 이끄는 것을 목표로 한다. 거점 극장 외에도 학교 및 지자체 신청 시 영화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국적인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구축, 대중성을 빠르게 확대하며 환경 담론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AI가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우리는 기술 발전의 속도만큼이나 환경에 대한 책임감을 높여야 한다. 정재승 교수의 바람처럼, 제23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가 던지는 AI와 환경의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나부터 실천해야겠다'는 작은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기술 발전 속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공론화와 행동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