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6 (토)

아야세 하루카X다이고, AI 아들 만났다! 고레에다 신작 '상자 속의 양' 질문 던지다

김광현 기자

AI가 죽은 아들의 얼굴까지 재현하는 충격적인 설정으로 관객을 맞이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상자 속의 양'이 첨단 기술 시대 인간다움의 의미를 묻는다.

AI 기술이 삶의 모든 영역에 깊숙이 파고든 2026년, 인간이 가장 피하고 싶은 감정인 '상실' 앞에 AI는 어떤 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오는 6월 10일 개봉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상자 속의 양'은 이 질문을 던지며 관객을 첨단 기술 시대의 윤리적 딜레마로 초대한다. 러닝타임 127분, 12세 이상 관람가로 찾아오는 이 영화는 2년 전 어린 아들 키케루를 잃은 오토네(아야세 하루카 분)와 켄스케(다이고 분) 부부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그린다.

부부는 죽은 이를 재현해주는 휴머노이드 서비스 '리버스'를 통해 아들 키케루(구와키 리무 분)를 꼭 닮은 휴머노이드를 가족으로 맞이한다. 죽은 아들과 똑같은 모습을 한 휴머노이드 '키케루'와 다시 함께하게 된 부부는 처음엔 깊은 안도감과 위안을 느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실제 아들이 아니라는 위화감과 혼란에 휩싸이며 기술이 선사하는 손쉬운 위로가 과연 진정한 치유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을 품게 된다. 아야세 하루카와 다이고는 이 섬세한 감정의 변화를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그려내 관객의 몰입을 극대화한다.

아야세 하루카X다이고, AI 아들 만났다! 고레에다 신작 '상자 속의 양' 질문 던지다
[사진=연합뉴스]

고레에다 감독은 단순히 가족의 비극을 넘어선다. 휴머노이드와의 공존,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다양한 반응을 통해 기술이 완벽히 구현할 수 없는 인간의 영역은 무엇인지 심도 깊게 파고든다. 이는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욱 중요해지는 '인간다움'의 본질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감독은 장편 데뷔작 '환상의 빛'(1995)부터 '걸어도 걸어도'(2008) 등 전작들을 통해 상실과 가족이라는 소재에 꾸준히 천착해왔다. 이번 신작 역시 그의 일관된 관심사를 AI 시대라는 새로운 렌즈로 투영하며 더욱 폭넓은 사유의 장을 마련한다.

영화 제목 '상자 속의 양'은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 속 비유에서 영감을 받았다. 눈에 보이는 완벽함보다는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힘이야말로 진정한 인간다움이라는 감독의 메시지가 영화의 핵심을 관통한다. 죽은 아들을 완벽하게 재현한 휴머노이드가 아닌, 마음속에 간직한 아들의 빈자리를 스스로 채워나가는 과정이야말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상상력의 영역임을 시사한다.

물론 '상자 속의 양'은 상실, 이질적인 존재와의 공존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각 주제가 유기적으로 엮이기보다 다소 산발적이라는 아쉬움도 남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호연과 함께 2026년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상실과 인간성에 대한 깊은 사유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영화는 손쉬운 기술적 위로가 아닌,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고 이해하려는 인간 본연의 힘이야말로 진정한 인간다움이라는 질문을 던지며 관객에게 깊은 사유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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